박송죽 시인 홈페이지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Total 23articles,
 Now page is 1 / 2pages
View Article     
Name   운영자
Subject   작가탐방 시인론 <박송죽의 시세계>

작가탐방/ 시인론

             넘어짐과 일어섬의 미학
                  --朴松竹의 시세계-

                    車 漢 洙 시인 =동아대학 국문과 교수=

박송죽의 시를 대하면 잔잔한 울림의 파장이 전해 온다. 그는 비정한 세태의 아픈 응어리를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지는 인간성을 가진 시인이기 때문이다. 박 시인의 시에는 그가 걸어온 지난간 발자국이 담겨 있다. 다시 말하면 육체와 영혼의 갈등이나 일상의 아픔을 스스로의 고통만으로 인식하지 않고 온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그러한 자비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그는 <나의 시 나의 시론>에서 <내면의 세계를 영혼의 눈으로  투시하는 시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듯이 <초점 맞추기> <우리 서로> <버팀목> 추억수첩> <생명의 노래> 등과 같은 시를 읽으면 시인의 자화상을 그리게 한다. 그리고 그는 <그대 시인의 눈은>이라는 시의 한 구절에 <그대의 눈이 가는 곳마다/ 슬픔 뒤에 남는 무지개 빛/ 진정 아름다워라>라는 노래는 박 시인의 시적 태도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고 하겠다. 시 <초점 맞추기>에도 모든 것으로부터 한발 물러서서 자신의 참모습을 내보이고 있다고 하겠다.

보이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밝은 곳보다 어두운 곳에
아름다운 것보다 아름답지 않는 것에
세상 구슬러
나의 시력은 맞춰져야 한다.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고
어둠이 어둠으로 끝나지 않는
빛 둘레에
생명으로 살아나는 어둠
일어서는 빛을 위하여
고통으로 지불되는 내 하루의 목숨이어야  한다.

채우기 위한 것보다 비우기 위하여
쓰기 위함보다 쓰이기 위하여
풋풋한 가슴, 뜨거움으로
한 목숨 그렇게 내어 주어야 한다.
                           =초점 맞추기= 전문

  인간은 자기의 사랑까지도 극복하여야 한다. 또한 마음 속에서 사모하는 것을 소멸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한한 것을 자각할 수가  없다. 예술가는 최고의 것에 대해서도 초연한 만큼 충분히 자유로 와야 한다고 슈레켈은 말했다. 사랑을 극복하고 사모하는 마음을 포기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허나, 사랑하고 사모하는 것도 결국 집착일 뿐이다. 집착에 얽매어 있으면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로부터 벗어남이 이루어질 때 절대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경지에 이른다면 어떻게 될까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시인은 <보이지 앉는 것에> <어두운 곳에> <아름답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소외 질서 등 어둡고 핍박당하는 계층이나 욕망과 파괴와 타락 등 불행한 것들에 대해 시선을 두고 있다. 초점이 맞춰지지 않으면 피사체는 허사로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 아픔이 아픔으로 끝나지 않고/ 어둠이 어둠으로 끝나지 않는> 거기에서 <생명으로 살아나는 어둠> <일어서는 빛을 위하여/ 살아나는 생명을 위하여> 자신을 불태우는 지고한 정신을 희구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자유의 길이다. 또한 <채우기 위한 것보다 비우기 위하여/ 쓰기 위함 보다 쓰이기 위하여>에서 표상 되고 있는 바와 같이 충만보다 비어 있음의 진실과 욕망을 버리고 나보다 이웃을 위한 희생의 정신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므로 세속적 현실의 얽메임으로부터 자유로와진 초월적 세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하여 참이 있는 삶, 유유자적한 가장 인간적인 행보가 시작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거기에는 의지와 화합, 그리고 사랑으로 손잡고 걸어야 한다는 박 시인의 폭넓은 인간적 체취가 담긴 시적 정신이 물씬 풍긴다.

지천으로 흐르는
물은 물로 흐르고
산은 산으로 서 있어
삼라만상이 조화롭듯이
살아있다는 것은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것
                  =우리 서로= 부분`

사랑은 버팀목이어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지탱케 하는
서로가 서로를 존재케 하는
참삶의 뿌리 곧게 내리게 하는
사랑은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우리들의 아픔이 한 걸음씩 더 가까이와
슬픔으로 몸부림치는 삶을 만날지라도
서로의 아픔이 소망되고  희망이 되어
피와 땀범벅으로
우리들의 진실이 입맞춤되어지지는
그런 뜨거운 가슴과 가슴으로 하나 되는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버팀목==일부

인용시<우리 서로>와 <버팀목>은 모두가 허물을 벗어버리고 <서로가 서로를 삭히고>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공통된 재재로 흩어짐과 쓸어짐에 대한 변증적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 서로>의 내포적 의미는 화합의 정신이다. 서로가 일체가 됨으로써<서 있음>이라는 독자적 세계가 형성된다고 하겠다. 그러므로<서 있음>의 행위는 존재의 의미이며 살아있음이라는 생명의 파장이기도 하다.
<버팀목> 또한 서로를 지탱하게 함으로써 뿌리를 내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 절망이나 고통, 그리고 불행을 만날지라도, 그러한 아픔이 오히려 소망이 되고 희망이 되어 손잡고 뜨겁게 살아가야 하겠다는 진지한 결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시의 후반부에서도 허무. 절망. 고통. 속에서도< 푸른 아침의 바다로 열려/ 빛으로 두둥실 살아나듯> <새 생명 탄생시키는 인고의 사랑처럼> 탄생지고한 정신은 우리들의 삶을  새롭게 열기 위하여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긍적적 자세를 보인다.
또한 < 추억수첩>과 <생명의 노래>에서는  한 시대의 추이나 현상의 희열을 넘어선 초연한 자세를 삶의 숭고함을 소박한 필치로 기리고 있다고 하겠다.

그 생명의 빛 속에
소금끼 저린 돗바늘로
사랑으로 생명의 그물을 꿰매시던
네 어머님의 마디 굵은 손마디에서
생비늘 퍼덕이는 생명의
동해 바다가 출렁이고
그 출렁이는 파도를 타고
지평선을 나르는 물새로 퍼덕였지
            ==추억수첩==
생명은
청청한 대숲 바람으로 온다.
천맥<天脈>을 이어
가슴 출렁이는 꽃 빛,
고요히 다가오는 새벽 종소리
때묻지 않는 순결한
설레임의 환희로 온다.
             ==생명의 노래==

< 추억수첩>은 생명에 대한 모성적 따뜻함을 섬세하면서도 기교를 부리지 않고 진솔하게 나타내고 있다. 첫 연의 <새벽 길> <푸른 언덕>과 같은 신성한 시적 배경은 바로 2연의 <생명의 빛>으로 심화된다.
그리고<어머님의 마디 굵은 손마디>의 순수하고 토착적인 서정과 <퍼덕이는> <출렁이고>와 같은 생동적이고 신선한 동적 이미저리가 조응함으로써 <지평선을 나르는 물새를 갖는다. 이는 속박이라는 얽메임으로 부터 벗어나는 자유의 의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3연의 <찢긴 날개> <헛기침 소리> <시대의 난간> <어둠> 등과 같은 시대가 표상하는 하강적 이미저리는 시대의 아픔을 절실하게 그리고 있다. <어머니의 무덤 풀 검버섯 나는 나이로 예/ 어 있지> 라는 비관적 현실 인식은 <아픈 자국만 굵게 남기고> < 사라져 간> 것에 대한 탄식이다.
  그렇지만 4연에서는 <무서리로 내리는 / 아픈 시대를 업고> 있지만,<어둠의 절망>을 <그리움에 흔들리는 새벽>기도로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시적 논리는 비장한 아름다움으로 승화된다.
<생명의 노래>는 1연을 인용하였다. 모두 4연으로 된 이 시는 <추억 수첩>과 같이 <생명>의 신비를 비유의 형식으로 설파하고 있다.
즉" (1) 생명은 설레임의 환희로 온다. (2) 생명은 불꽃 사랑으로 온다. (3) 생명은 동트는 새벽으로 온다. (4)생명은 사랑의 울림으로 온다." 라고 노래하였다.
<설레임><불꽃> <새벽> <울림>과 같은 시어는 한결같이 상승적 이미지로 <바라봄. 기대감. 타오름. 퍼져 나감>이라는 새로움에 대한 갈망과 갈등을 묘파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처럼 생명은 <때묻지 않는 순결한> <향유로 타는 눈물 마르지 않는> <지평을 여는> <따스한 가슴과 가슴>에 살아 영원으로 울려 퍼지는 떨림이라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박송죽의 시는 넘어짐이라는 비판적 현실인식으로부터 일어섬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자연의 법칙과 정신적 건강이 내재되어 있다고 하겠다. 또한 그의 원숙한 인간미는 보다 아름다운 시적 지평을 열어가리라 생각된다.




 Prev    詩와 종교를 온 몸으로 껴안은 여류 시인 朴松竹
운영자
  2003/07/08 
 Next    이름 모를 작은 들풀에도<박송죽 시인의 시에 대하여>
운영자
  2003/06/29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lifesay
Copyright all right reserved psjpoem.pe.kr. Designed by San1000.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