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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그 아린 생의 반추
나의 시는 내 생의 아픔이다. 따라서 죽음을 거쳐 다시 소생하는 환희의 빛, 실로 새롭게 태어나고 싶은 전 생애를 건 열망이다.
생을 사랑하듯 시를 사랑하여 가장 아픈 가슴으로 가장 슬픈 독자의 영혼 밭에 가 뜨겁게 살 부비며 서로가 온열히 타들어가는 불꽃 심지이고 싶다. 어차피 우울하고 답답한 절망과 어깨동무하며 고통으로 어둡게 살아가야만 하는 삶 속에서 때때로 나는 슬픔 가시적인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안될 세상 빛을 안고 잃어버린 나, 잃어버린 시대에 현주소를 찾고 싶다.
그러나 내 시력은 무력하고 내 삶 역시 안으로 여물지 못한 채 내가 내가 되고자 아파하고 우리가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과 함께 애정어린 눈길로 삶을 투시하며 시의 초점을 맞추려 애써왔다. 다만 그것이 빈 공허로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허무를 자초하는 내 허실한 행위가 될지언정 진실되고 가식없는 아픈 가슴으로 만난 내 이웃과 함께 사랑의 고리로 연결된 진솔한 삶의 노래이고 싶다.
우리 서로
맨살 바람으로 만났네
영혼의 깊은 지존으로 만났네
지천으로 흐르는
물은 물로 흐르고
산은 산으로 서 있어
삼라만상이 조화롭듯이
살아있다는 것은
다시 새롭게 내어나는 것
거듭 거듭 멈춰질 수 없는 시간 속에
가슴과 가슴이 맞부딪쳐
영혼의 부싯돌 가슴으로 맞부딪쳐
한아름 힘으로 맞불지피며
생명의 힘으로 맞불지피며
아랫도리 시린 물은 물로 흘러
서로가 서로를 삭히고 섞여
우리 서로 다시 만나 하나가 되는 것
살아간다는 것은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것
우리 서로 다시 태어나
새롭게 하나로 만나는 것
살아있음으로 아름다운 세상에 살아있음으로 영혼이 깃든 시의 진동 소리를 내며 세상 아름다움을 창출할 수 있는 한 편의 시에 한 생애를 건 창조적인 아름다움으로 연소되고 싶다. 그리하여 누군가의 영혼에 따스한 가슴이 되어 산화의 불꽃을 댕기고 싶다.
그러나 무력한 시, 무력한 생과 함께 어쩌면 숨쉬는 것 조차도 고통이 될 수 있는 어둠이 난무하는 이 시대의 아픔 속에서 그 모진 아픔을 통하여 새롭게 껍질 벗고 알에서 부화되어 비상하는 새의 날개짓 속에서 참 생명의 의미를 찾고 싶다.
생의 한가운데로 스쳐가는 불의 바람이 되어
등돌린 어둠으로 갉아먹고 갉아먹고
목숨마저 내놓으라고 도전장을 내는
축대 무너진 삶의 벼랑에서
언제나 변심한 애인을
사랑하면서도 미워해야 할 모순처럼
죽고 싶다면서도 발버둥치며 살아야 하는
이 부실공사로 설계된 생의 한가운데서
불변의 긴 날들은 피곤한 무게를 달고
척추 휘어진 세월은
외로움으로 도배질 한다.
아서라! 이토록 막막한 세상일지라도
불의 가슴 불의 사랑으로
저마다의 가슴 모닥불로 타는
사랑해야 할 나의 사람들아
눈물나도록 마음자리 가까이
기쁨으로 다가 앉아
참으로 아름다운
생명의 치자꽃 향기
따스한 손 마주잡고
속깊이 건네주어야 할
사랑한다는 이 말 한마디 밖에
비록 잘못 설계된 부실 공사와도 같은 삶의 여정에서 모순을 안고 모순으로 시행착오의 인생을 살아갈지라도 애정의 눈빛 진실 그대로 뜨거운 가슴 하나가 되는 시의 생명의 텃밭을 일구고 싶다.
=부산시인= "나의 시 한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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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태반, 그 모성적 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