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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박송죽
Subject    소중한 내 친구인 딸


                소중한 내 친구인 딸  

                        
살아가면서 마음과 마음을 논할 수 있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허물없는 다정한 친구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관계로 소중한 자리를 찾지 하고 있는 것 같다.

                          추위 타는 지금 이 자리
      
                      고통을 추스르며
                 목마른 갈증으로 나는 날마다
                     삶의 암벽을 오른다.

                  끝없이 손풍금소리를 내며
               수분이 메말라 따가운 살갗들이
                 뿌리 알이 신경통을 앓으며
          부산히 잎을 털어내는 동목(冬木)의 가지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삭아진 뼈들이
            여기 저기 터지는 축포처럼 꽃불지피며
            한 생애 안개 바람으로 미완의 수묵화로
                  추위 타는 겨울 한복판에서
           봄 뜰락 민들레 피는 대지의 체온으로
          새 땅 이사 갈 그곳에 뿌리내릴 채비를 한다.


나이를 먹으면 추억을 먹고 산다더니 내 머리가 지우개가 되어 날이 갈수록 가까운 친구들 이름까지 잊어버리는데 아주 깊은 추억의 창고 속에서는 선연히  청사진처럼 떠오른다.
먼저가고 뒤에 가고 순서 없이 다 저 세상으로 떠나고 난  지금은 마치 낙엽이 떨어지는 간이역에서 막차를 기다리는 추위타는 시린 마음을 품게 하는 이 자리에서 방안에서도 번번이 스키를 타며 몸에 상처를 준다.
참으로 마음 갖지 않게 행동이 이율배반적으로 가혹행위를 할 때마다 허공을 두고 아픈 웃음을 흘리는 그 미소의 의미는 무엇을 뜻할까?
매달마다 삼성병원에 가서 약을 타오는데 서글픈 이야기를 하였더니 돈도 안 받고 미끄럼방지 양발 두 켤레를 주는 것을 신어도 속수무책으로 육체의 가옥 행위를 자행 한다.
언젠가 처녀시절에 5일19 혁명을 맞아 공직에 있을 때 과로로 자리를 눕게 되어 여러 병원을 전전하였지만 병명이 밝혀지지 않아 오랜 날을 중병처럼 앓고 있었다.
그 때 창 넘어 들려오던 엿장수 가위 소리며 밖에서 깔깔되는 아이들 웃음소리가 그렇게 부러웠다.
요즘 나는 행여 업어질까봐 굽이 낮은 산발만 신고 다닌다.
예쁜 젊은 아가씨들이 굽이 높은 신을 신고 맵시를 뽐내며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면 참 부럽다.
그리고 내 젊은 날을 몽땅 쓰레기통에 갖다버린 굽이 높은 신발을 생각하며 그때 그 시절처럼 되돌아갈 수 없는  추위 타는  지금 이 자리에  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많은 소중한 시간을 탕진한 어리석음이 후해로 남지만 이제 와서 후해를 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루를 내 일생이라 생각하며 철부지한 어린애로 돌아가는 회귀본능에 따라 하루 하루나에게 허락된 시간에 감사하며 나는 요즘 와서  더더욱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막내딸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지금 하바드대학 교수로 재직하는 큰 아들 과 사제의 길을 가는 둘째 아들을 낳을 때 산고의 고통이 너무 심하여 시술하고 다리를 묶은 채 병원에서 한 달 넘게 움직이지 못한 채 투병 생활을 했다.
그 이후 이제는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다짐했다.
그라나  딸을 바라는 시어머니는 색동 코고무신을 나도 모르게 밤에는 내 머리 맡에 놓고 딸 낳기를 시위하셨다.  그런 시위에 못 이겨 임신하고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 다시는 집에 돌아  오지 못 할 것 같은 예감으로  유서까지 써 놓고 병원에 가서 순산하여 얻게 된 소중하고 귀한 내 딸은 친구이자 속내를 털어 놓을 수 있는  독고 노인인 나에게는 큰 위안이고 기쁨이 된다.

2021 4/1  수필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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