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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박송죽
Subject   삶의 원형질 속에서 만난 뜨거운 사랑



자그마한 뭉치의 소포가 배달되었다. 누가 부쳤는가 하고 보낸 사람의 주소를 확인해 보아도 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글씨는 옛 글씨체로 쓰여진 것을 보니 아마 나이 많으신 어르신 부친 것으로 짐작이 간다. 누런 포장지로 겹겹 정성 들여 싸여져 있다.
요즘처럼 속 알갱이는 별것 아닌데 포장만 요란하게 포장해 둔 그런 포장솜씨가 아닌 서툰 솜씨로나마 온 정성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한 겹 한 겹 풀 때마다 궁금한 베일에 싸여 있는 이 포장지 속의 내용물이 마치 소중한 보물이나 되듯 마음 설레이고 조심스러워졌다. 조심스럽게 다 벗겨 낸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 한 톳, 꽂감 한 줄, 잣 한 봉지가 봉지 봉지 정성스럽게 싸여 있었다.
어떤 분이 신데 나에게 이런 정성어린 선물을 했나 의심스러웠다.
혹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것이 나에게 잘못 되어 부쳐 오지나 않았나 하고 재차 받을 사람의 이름을 확인했다.
틀림없는 내 이름으로 부쳐온 귀한 선물이었다.
나는 선물 꾸러미를 이리저리 뒤적이다 김을 쌓아둔 봉지에서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옛 글씨체라 알아 볼 수는 없지만 또박또박 구절구절 정말 정성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살아서 배어 있는 편지였다.
나는 부산시 위민실에서 . 혈혈 단신 혼자서 생계 마저 어렵다는 사연의 진정서를 받게 되었다. 이 할머니는 이북에서 월남했으며 자식도 없는 혈혈단신 혼자사시는 독고 노인이셨다.
동회에서 극빈자 보호대상자에게 지급하는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생계를 이어가나 지병인 천식과 당뇨병의 악화로 생활이 너무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진정이 위민실에 접수되었으나  예산이 부족한 위민실이라  도저히 도와드릴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치료비에 조금이나마 보태어 쓰시라고 몇 푼 안 되는 돈과 쉐타 한 벌을 개인적으로 사서 부친 적이 있다.
그리고는 무심하게 영 잊고 지나왔는데 뜻밖에 이런 선물 꾸러미가 부쳐온 것이다.
그런데 편지 내용을 보니 자기 생전 처음 만져보는 몫 돈으로 자기가 죽으면 입을 마지막 입성을 장만했다는 것이다. 가슴이 뭉클하게 아파 왔다.
그저 몇 푼 안 되는 돈을 성의도 없이 부치고는 한동안 잊고 지내온 무심한 자신이 부끄럽게 자책되어 졌다.
수의라고 하면 마지막 이승을 떠날 때 입는 옷이 아닌가.
요즘처럼 옷 한 벌 값이 소형차 한 대 값으로 지불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몇 푼 안 되는 그 돈으로 이런 선물까지 하고 또 마지막 세상을 떠날 때 입을 입성인 수의까지 장만하셨다니 정말 기찬 일이다.
왜냐면 요즘처럼 사치와 낭비로 돈을 물 쓰듯이 쓰는 현실에서 너무도 대조적이라 가슴이 아팠다.
나는 위민실에 근무하면서 너무도 딱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아픈 사연을 접할 때가 너무  많다.
주로 생활민원, 취업알선, 생활보호, 피해보상, 법률구조, 소년 소녀 가장 돕기, 이산가족 찾아주기, 등등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는 사건들이 접수되고 면담처리 된다.
  고정인들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게되면 뿌듯한 보람 같은 것을 느끼나 그렇지 못할 때는 답답하고 우울한 마음이 된다.
지금 우리는 외형적으로 볼 때 화려한 문명 속에서 물질의 풍요를 누리며 모두가 다 잘사는 선진국 대열에 서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너무도 골이 깊어진 빈부의 격차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서로간의 위화감은 물론 불신과 이기주의로 타락 일로에 치닫고 있는 것 같다.
물질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소유한 탓으로 하여 타락하여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의식주 해결 문제 때문에 하루하루 허기지게 앙가짐 쓰며 사는 삶이 너무도 우리 주변에 많은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항간에는 게을러서 그렇다고 비판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그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여 피와 땀을 흘리며 사는 성실하고 진실한 사람들이다.
지금 세상은 어지럽게 하며 무질서하게 만들며 힘과 완력의 속임수로 떡값이 억으로 천문학적인 숫자를 헤아리게 하고 땅 투기다. 부동산 투기다 갖가지 비리로 남의 몫까지 챙기어 치부한 돈으로 사치와 낭비로 망국병을 초래하다 못해서 심지어 해외에까지 나가서 살아있는 곰 쓸게를 빨아먹으며 나라 망신을 시키는 파렴치한 졸부들의 삶이 아니라 순리대로 살아가기만을 고집하는 선량하고 순박한 사람들이다.
나는 이런 가난하고 진실된 선량한 사람들을 하루에도 수없이 만난다. 만나서 슬픈 애환 속에서 내 삶을 교정시키며 그들의 뜨거운 가슴이 되고져 노력해 본다.
그러면서 "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너희 것이다.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배부르게 될 것이다. 지금 우는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웃게 될 것이다." 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산상설교를 가슴 뜨거운 교훈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언제 훌쩍 지루하고 고달팠던 한 생애를 마감하고 푸른 혼백자락 휘날리며 이승을 하직하게 되실 그 할머니께 정말 이승에서 누리시지 못한 행복한 삶이 다발로 엮어져 연꽃처럼 피어나시길 기원해 본다.
마치 삶의 원형질 속에서 뜨겁게 꽃불처럼 지피는 내 친정 어머님처럼 뜨거운 마음을 담아 봉지 봉지 정성 들여 싸 보내주신 이 선물 꾸러미를 찡한 뜨거운 마음으로 펼쳐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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