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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박송죽
Subject   생명의 텃밭인 자연과 더불어




  밤새도록 소나기가 그치지 않고 쏟아져 내렸다.
  이곳저곳에서 천둥과 번개가 도깨비불처럼 번쩍번쩍하고 퍼런 불의 기염을 토해낸다.
  마치 성난 사자가 으르릉 대는 것처럼 우뢰와 뇌성소리는 방안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온 몸이 움츠러지게 자극해 온다.
태풍 "토비"의 당당한 기세와 위력이 어쩌면 나약한 힘만을 믿고 자연을 훼손하며 엄청난 과오를 빚으며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는 오늘의 인간들에게 경종의 채찍을 든 탓일까.
  온 밤을  지새우며 격노하는 숨 가쁜 몸짓으로 간담을 싸늘하게 하더니 새벽 무렴부터서야 잠잠하다.
  마치 잘못을 저지르는 자녀에게 그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마음은 아프지만 매를 든 부모가 제풀에 안쓰러워서 모든 것을 용서하고 관용과 사랑으로 품어 안아주는  너그러운 마음과도 같이 언제 그렇게 호된 채찍의 경종을 주었는가 싶게 드높이 맑고 푸른 하늘에는 한줄기 강한 햇살이 평온을 안겨다 준다.
정말 쾌청한 아침이다.
  온 천지가 묵은 때를 씻고 새 마음과 새 단장을 하고 기지개를 펴는 아침이다.
  나는 눈만 뜨면 새벽마다 산에 간다. 산에 가서 자연에 품에 안긴다. 그 품은 어머니의 따뜻하고 포근한 품처럼 온 전신을 타고 내리는 생기로운 피 돌림으로 내 하루를 충전하여 주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자연을 사랑한다. 자연을 사랑한다는 것은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온갖 허물과 과오로 찌들대로 찌들고 퇴색 할대로 퇴색되어버린 나를 되찾기 위하여  자연을 찾는다. 자연을 통하여 지혜를 깨닫고, 자연을 통하여 슬기를 배우며 미완성한 내가 완성에 가깝도록 나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시간만 허락하며 산을 찾는다.
  산에 가면 자연의 침묵을 배운다. 조그마한 일에도 참을성 없이 수다를 떨며 아옹다옹하며 사는 인간과는 달리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모든 것을 사랑으로 수용하고 포용해 주는 너그럽고 온유함을 보여주는 자연이 좋아 산에 간다.
  그 자연의 깊은 심연 속에서 신과 주고받는 언어를 읽는다.
  최선의 노력과 최선의 삶으로 봉헌되는 꽃들의 하늘거림, 호수의 잔잔한 잔물결, 바람에 경쾌한 왈츠를 춤추는 유채 꽃밭, 풍뎅이 .개미. 꿀벌 ,애벌레, 잠자리, 딱따구리. 참새, 비들기,.....,등등 작은 미물에 이르기까지 비밀스런 원형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순수 그대로의 몸짓으로 생명의 절대 가치를 최후의 순간까지 찬미하다 목숨의 불꽃으로 산화하는 그 아름답고 순수함을 배우기 위하여 자연을 찾는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휘봉을 들고 가슴에 사랑의 불을 지피며 잠자는 나무와 숲을 흔들어 깨워서는 고저장단의 음을 달고 도나우강의 잔물결을 이루며 찬미의 노래를 연주하여 주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늘을 찌를 듯한 절벽위에 우뚝 솟은 소나무 한 그루가  수년 동안 비람이 옮겨다 주는 흙을 덮게 삼아 돌에 뿌리를 내리고 생명을 지탱하고 있는 그 청청한 모습에서 생명의 끈질긴 신비와 고통과 인내가 삶의 거름이 되고 소망이 된다는  불변의 자연 순리를 배우게 된다.
  그렇다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소망과 희망을 가져다준다는 성서의 말씀처럼 고통과 침묵으로 순종의 미덕을 안으로 쌓아가며 묵묵히 인간에게 생명의 텃밭을 제공하여 주는 자연, 그 자연은 인간의 생명의 젖줄이다.
   그러나 인간은  잔악하게 자연을 훼손하며 최악의 위기사태에까지 몰고 가는 오늘의 현실이지만 너와 더불어 내가 있다는  공생 공존의 존재의 의미를 사랑으로 이해시키고 깨닫게 하여 주려고 저런 아픔의 상처를 안고도 갖가지 모습으로 최선을 다하여 주는 자연은 참으로 너그러운 어머님에 마음과도 같다.
  자연은 말없이 인간에게 삶의 교훈과 진리를 가르쳐 주는 스승이다. 삭풍이 몰아치는 긴 겨울에도, 찌는 듯한 삼복더위에도, 살을 깎는 풍화작용에서도, 말없이 묵묵히 자기소임을 다하여 심은 대로 거두는 자연의 섭리를 너그럽고 인자하게 가르쳐 주는 스승이다. 작은 물방울이 떨어져 내를 이루고 바다를 이루며 연약함 안에 강한 힘의 위력과 불굴의 의지를 가르쳐 주는 예지와  슬기의 스승이다.
자연은  참으로 위대한 신의 사랑의 표현이며  인간을 위한 안배이라는 것을 진하게 느끼면서도 그 고마움을 모르고 오만 불순하게 살아가는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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