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국 교수
자석을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에서 신약물질이 생체물질과 결합하는 모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제까지는 세포 밖에서만 신약물질과 생체물질의 결합을 알아볼 수 있었는데, 이 기술로 세포 내의 반응을 바로 알 수 있게 됨에 따라 신약개발 과정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태국(金泰國·41) 교수는 30일 “㈜CGK와 공동으로 자석 입자를 이용해 살아있는 세포에서 분자간 상호작용을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인 MAGIC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MAGIC은 ‘자성(磁性)을 이용한 생체분자 결합 검출기술(MAGnetism based Interaction Capture technology)’의 약자.
김 교수는 “신약후보물질에 미세한 자석입자를 붙여 세포에 주입한 뒤 자석을 갖다대면 자석입자가 자석에 붙으면서 후보물질과 결합한 단백질까지 따라오게 된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리 세포에 있는 약 1000만 종류의 단백질마다 후보물질과 결합하면 형광색을 내는 입자를 결합시켰다. 이 단백질들 모두에 자석입자을 붙인 신약후보물질을 반응시킨 뒤 자석을 대보면 후보물질과 결합한 단백질이 따라오면서 형광색을 내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제까지는 신약후보물질을 찾은 뒤 이와 결합할 단백질을 세포 밖에서 반응시켜 효능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실제 세포에서는 반응이 세포 밖과는 다른 경우가 많아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MAGIC은 세포 안의 반응을 바로 알려주기 때문에 이런 우려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것. 게다가 1000만 종의 단백질에 후보물질을 반응시키고 어떤 단백질이 작용하는지 알아내는 데 1주일밖에 걸리지 않아 신약개발기간도 훨씬 단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조인트벤처 설립을 제안하고 있으며, 올 가을에는 미 국립보건원(NIH)과의 공동연구를 타진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지(誌) 7월1일자에 게재됐다.
/이영완기자 ywlee@chosun.com
|
|
